사천가라는 제목을 들어본지는 꽤 오래된 것 같다. 방송에 나와서 그 한 자락을 보여주는 것도 기억이 있고. 이자람이라는 소리꾼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사실 판소리 공연을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끔 KBS1 에서 하던 국악 한 마당 이런 걸 제외하고 말이다.


< 사천가 > 



사천가 - 성남

장소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출연
이자람, 오대석, 이윤재
기간
2013.02.23(토) ~ 2013.02.24(일)
가격
-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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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는 그만큼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면서 티스토리에서 공연 검색으로 찾아보니, 지금 이 공연은 나오지도 않는다. 이것이 현실!!! 


뭐 하여간 이 공연은 저변이 넓지 않은 판소리 공연에서도 이자람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운 일종의 스테디 셀러다. 다만 체력 소모가 많은 관계로 지금까지의 공연은 길어봐야 3일 정도였다. 이번 공연은 이자람에 더해 이승희와 김소진이라는 소리꾼이 더해져서 3인 3색의 공연으로 꾸며진다.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두 명의 소리꾼이 들어간 것인데, 문제는 사천가는 이자람의 것이라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있다보니, 다른 소리꾼이 하는 공연은 상상이 안 되기도 한다. 어떻게 흥행을 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일단 지난 일요일에 본 이자람의 공연만을 놓고 조금 얘기를 풀어보겠다.


이 공연은 이자람이 원안을 만들었고 조금씩 변형되어 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자람의 1인극의 형태를 유지한다. 밴드가 추가되고, 중간에 마임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는 삼신도 있지만, 기본적 형태는 1인극이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원작으로 현대적인 서울을 배경으로 사천에서 의인을 찾아헤매는 삼신들에 의해 발견된 순덕의 생을 보여주며 착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와 어려움에 대해서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 이자람은 1인 15역 정도의 역할을 하면서 극을 끌어간다. 말하지면 김종욱 찾기의 멀티맨과 같은 역할의 원조격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많은 인물들을 바꿔가며 연기해야 하니, 이자람은 매우 영리하게 캐릭터를 잡는다. 캐릭터의 특징을 잡아주는 하나의 동작이나 옷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구축하고, 그것을 수시로 활용한다. 목소리 톤의 변화나 속도의 변화등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넓은 무대를 십분 활용하고, 중간중간 화자로 돌아가기고 하고, 객석의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하며 영리하게 극을 끌어간다.


아쉬운 점이라면 극의 흐름을 대사로 이해해야 하다보니, 가끔 밴드의 연주가 대사를 방해하는 경우도 생겨서 극의 이해가 약간 어려운 경우가 있다. 특히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부분에서 그러다보니 그 부분이 좀 아쉽다. 이런 면에서 이 공연이 외국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도 알 것 같다. 영어로 자막이 나오고, 대사나 소리 부분을 리듬으로만 이해한다면 더 재미있게 느낄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공연은 판소리에 문외한인 나 같은사람들을 위한 입문서와 같은 공연이다. 이자람이 아닌 다른 소리꾼이 하는 공연을 보는 것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판소리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