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사실 나는 클래식 음악의 광팬은 아니다. 그냥 고등학교때 음악시험에 낸다고 해서 선생님이 들으라고 강요했던 유명한 음악 100개 하이라이트 있는 것만 듣고 유명 작곡가 이름만 알고 있는 수준이랄까. 교향곡 같은 걸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은 경우도 별로 없고. 부끄러운 일은 아닐꺼라 믿는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테니깐. ㅋㅋㅋ

아쉬케나지&시드니 심포니(예프게니 키신 협연)



하여간 그래서 이번 공연은 예매하고 나서도 사실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미리 연주한다는 곡을 찾아서 정보도 확인해 봤더니 한곡인데 45분이란다. 켁. 라흐마니노프 곡은 50분이란다. =_= 혹시라도 졸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이 되긴했지만 그래도 17일날은 미리 휴가를 내뒀고 여유있게 좀 자고 놀다가 예술의 전당에 도착해서 기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도착했고 로비는 기대치를 반영하듯 북적거렸다.

8시 공연 시간에 맞춰 아쉬케나지와 키신은 무대로 나왔고, 키 작은 지휘자인 아쉬케나지는 작은 체구와 어울리지 않는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시작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키신은 2악장 시작 전쯤에야 피아노에 손을 얹어 연주를 시작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비교를 한다거나 할 대상은 없으므로 그냥 이 공연에 대한 내 느낌을 전하자면, 이 곡 자체가 피아노의 연주와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기 보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피아노의 협연이라는 느낌을 진하게 받았다. 피아노가 주인공이 되고 오케스트라는 그를 위한 테마를 잡아주고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데 좀 더 방점을 찍었달까? (내가 받은 느낌이니 딴지 걸어도 소용없음. :P) 키신은 피아노 건반위에서 손을 얹고 있을 때의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닌 사람이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 7시간씩 연주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특히 순간적으로 몰입하며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이 대단했다. 그런 능력은  두번에 걸친 앵콜 연주때 더 빛을 발했다. 그걸 보고선 키신은 독주를 할 때 더 빛이 나는 연주자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키신의 두번의 앵콜연주후 가진 인터미션후에 공연은 시드니 심포니의 무대로 이어졌다. 피아노가 치워진 무대에 풀 오케스트라로 채워진 시드니 심포니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연주했다. 솔직히 일부 멜로디만 아는 음악이지, 풀로 다 들어본 건 처음이다. 음악은 물론 좋았다. 감히 내가 어찌 평가하랴. 그런데 내가 말하고 싶은건 나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클래식 공연을 한 번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그 이유는 풀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서 지휘자의 손에 의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음악을 CD 로만 듣는 것보다 더욱 잘 즐길수 있다는 거다.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곡이 어떻게 바뀌고 이런건 잘 모르겠는데, 지휘자의 몸놀림과 거기에 맞춰 반작용을 하는 오케스트라의 모습이 재미있다. 같은 파트의 사람들이 일괄적으로 움직이며 다른 파트의 연주자들과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반대로 부딪히기도 하며 큰 그림의 조화를 이뤄내는 걸 눈으로 만나면 더 풍부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나가수 음원을 듣는거랑 TV 로 보는게 다르듯, 또 TV 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이 다른것과 같은 것이다.

클래식 음악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뭐 크게 많이 잘난 사람들이 가서 보는 공연이 아니라는 것이지. 무서워 말고 한 번 가서 보고 오케스트라를 눈으로 만나보면 새로운 느낌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P.S. 근데 그러려면 표값이 좀 많이 내려와야 하긴 하겠더라만. =.,= 너무 비싸!!!!! ㅠ_ㅠ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