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ing you.../About Movies2011. 2. 13. 23:47

디즈니 애니메이션하면 과거의 영광이 먼저 떠오르는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생긴지 50년이 되었다는 기념로고처럼 그들의 역사는 길고, 그 동안에 영광과 실패, 재기를 경험했다. 89년 인어공주로부터 시작해 애니메이션 뮤지컬을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려 잠잠하던 그들의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고, 몇 년간 이어졌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까지 승승장구하다가 헤라클레스에서 삐끗하는 것 같더니 포카혼타스로 바닥을 쳤다. 노틀담의 곱추와 뮬란으로 조금은 괜찮아 보였으나 그 이후로 근 10년간 제대로 히트친 애니메이션이 없어보였다. 그러다가 픽사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나서 만들기 시작한 "볼트"와 같은 작품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이번엔 매력적인 동화로 다가왔다. 

< 라푼젤 >



라푼젤은 미국 개봉당시에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기대를 높여왔다. 맨디 무어가 연기한 목소리와 노래들, 3D 효과 같은 것들도 좋지만, 사실 가장 좋은 부분은 새롭게 해석된 라푼젤이라는 동화다. 90년대 초반의 디즈니가 예전 동화들을 음악가 함께 아름답게 포장해서 내놓은 거였다면 최근에 나오는 작품들은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온다. 작년에 개봉했던 공주와 개구리도 흑인 공주를 등장시킴으로해서 기존의 동화를 뒤집었고, 이번 작품도 탑에 갇혀있던 수동적 이미지의 라푼젤을 역동적인 18세 말괄량이 소녀로 바꿔서 새롭게 풀어냈다. 사실 디즈니에게 재해석이라는 것은 부담스러운 작업일수도 있다. 드림웍스는 시작부터 반항아같은 이미지로 비트는 재미로 시작했지만, 디즈니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 라세터의 도움을 받은 디즈니는 이 작품을 제대로 바꿔놨다.

자유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가지고 있는 호기심 많은 라푼젤은 우리가 동화에서 봐왔던 탑속에 갇혀 구원을 기다리던 소녀가 아니다. 자유와 바깥세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던 그녀에게 어느날 나타난 도둑 플린에게 부탁해 단 하루만의 외출을 감행한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자신을 가둬온 마녀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운명을 찾는다. 뭐 스토리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과 주인공들의 매력이 이전의 디즈니 애니에서 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라푼젤의 캐릭터부터 시작해서 플린의 캐릭터도 매력있지만, 파스칼과 막시무스처럼 대사도 없는 동물캐릭터도 말만 안한다 뿐이지 사람이나 다를바 없는 활약을 보여주는 매력있는 등장인물이다. 술집에서의 건달들도 후반부에서 다시 활약하며 영화의 재미를 더 한다. 그 외에 다른 소소한 부분들에서도 유머의 아이디어들도 빛난다. 음악도 알란 맨켄의 음악으로 과거의 애니메이션의 영광을 부활시킴과 동시에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부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음악의 통일성에 맨디 무어가 부른 노래들도 좋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도 기술적인 발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품이다. 이 자연스러운 머리칼 액션은 90년대에는 불가능했다. 머리칼 하나하나를 표현하기엔 CG 기술이 그만큼 발전하지 않았었으니까, 지금은 그 정도는 자연스러운 수준으로 CG 가 발전했으니 가능한 영화다. 라푼젤의 표정의 다양함을 보면 디즈니의 2D 애니메이션에서의 노하우가 디지털 애니메이션에도 잘 녹아들었음을 알수 있다. 거기에 더해 3D 기술까지 더해져 더 매력있는 작품이 되었다. 특히, 호수에서 보는 랜턴이 떠 다니는 장면은 3D 효과를 제대로 보여준다.

단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약간은 전형적인 엔딩임은 분명하고, 다들 주인공을 도와주지 못하기에 안달이 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화이다보니 한계가 있어보이기도 하지만 전형성을 다 벗어나지는 못한 부분이 단점이라면 단점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푼젤은 훌륭한 애니메이션이다. 간만에 나온 잘 만든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드림웍스의 뒤집기나 폭스의 아이스 에이지, 픽사의 독창적 이야기와는 다른 차별화에 성공한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길을 제대로 찾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