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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5 300 1
Telling you.../About Movies2007. 3. 25. 12:08

300


300


지난주에 개봉한 300 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 요즘 웹상에서 많은 얘기들이 떠돌고 있고, 영화는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란에서는 영화를 거부하는 시위까지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뭐 이미 다들 아시다시피 300은 프랭크 밀러의 만화 300 을 영화로 옮겨낸 것이다. 프랭크 밀러는 그래픽 노블리스트라 불리며 신시티를 비롯한 여러 그래픽 노블을 히트시키며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 낼 정도의 영향력있는 작가다.

이 작가의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300'의 장점은 무었보다 화면빨이다. 뭐 있어보이는 말로 하자면 영상미 정도랄까? 세피아 톤의 화면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낸 화면들에 식스팩의 향연에 고속촬영과 슬로우 비디오를 섞어쓰며 환상적인 화면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에서 스튜디오 밖에서 촬영한 화면은 말을 이용해야했던 장면 뿐이라니 알만하지 않은가?

화면빨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나왔던 영화들중에서 극강을 자랑한다. 가장 큰 성공요소는 만화에서 한정된 프레임안에 갖혀있던 인물들을 화면으로, 영상으로 살려내기 위해 잭 스나이더 감독은 프레임과 프레임의 간극을 고속촬영과 슬로우 비디오를 활용해 멋지게 채워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300에 대한 부러움은 이런 뽀대만이 아니라 그 원작에 대한 부러움이다. 그래픽 노블리스트로 존경받으며 이런 원본만화를 생산하는 작가를 가진 점말이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등의 이런 훌륭한 원본 텍스트를 생산해 내고 영상으로 재생산해 내는 이런 능력들이 부러울 뿐이다. 상대적으로 좋은 소재가 외면받고 있는 우리 역사에 대해 재고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사는 국사대로 배우고 세계사는 항상 서구의 역사를 위주로 배우게 된다. 상대적으로 항상 우리의 역사는 소외되고 문명의 역사는 서구위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게된다. 솔직히 이런말을 하고 있는 나조차도 어떤 좋은 소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좀 더 우리 역사에 있을만한 소재들을 찾아내고 가공하여 재생산할수 있을만한 작가가 나와줬으면 좋겠다.

300과 신시티의 공통점을 하나 찾아보자면 원작에 대한 동경과 오마쥬, 작가에 대한 존중이 가득차 있음이다. 프랭크 밀러가 사용하는 글자체를 이용하여 표현된 엔딩 크레딧, 원작의 프레임을 똑같이 사용하는 표현법등. 만화라고 하여 단순하게 취급하지 않고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인정하고 그를 높이 그려주는 이런 분위기도 부럽다.


뭐 단점이라면 여러가지를 들수 있겠으나 먼저인 것은 정치적 불편함이다. 페르시안에 대한 불편한 묘사로 인해 이미 이란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으며 또한 아시아인들을 야만인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들은 많이 불편하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고, 나 또한 그런 편이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영상위주의 영화이기 때문에 이야기와 플롯의 단순함은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 원작에 충실하
기로 작정한 영화에서 원작을 넘어선 색다른 해석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사실을 생각하고 이 정도는 넘겨버리련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좋다. 뽀대나는 화면이 좋고, 이런 원작작가를 가진 서구 문화가 부럽고, 한편으론 질투도 난다.

이런 영화들의 호불호가 완전히 갈리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 판타지와 비현실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환호할 것이고, 리얼리티와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류의 영화는 딱 질색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나의 영화 취향은 카멜레온 같다. 여기에 대한 얘기는 다음 기회에 늘어놓겠다.

P.S. 신탁녀 이미지. 환상적인 각기춤을 선보이는 그녀는 물속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