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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8 007 Quantum of Solace : Revolution? or Devolution?
Telling you.../About Movies2008. 11. 18. 22:40

007 은 클래식이다. 21번째 작품인 이번 작품이 나올때까지 벌써 6명 (숀 코네리, 조지 레젠비, 로져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 이고, 본드걸들과 감독 조연까지 해서 연속성을 찾아보기 힘든 시리즈이지만, 007 하면 떠오르는 그 이미지가 있고, 그걸 지금까지 잘 지켜온 클래식인거다.

사실 어릴때 TV 에서 본 007 은 숀 코네리와 로져 무어가 나왔던 것들이 다였고, 피어스 브로스넌이 나온 것부터는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6년 카지노 로얄이 많이 달라졌다고 해서 복습도 하고 이번 QOS 를 봤다. 그런데 내가 뭘 본건지 잘 모르겠다. 제임스 본드를 본 건지 제이슨 본을 본건지......

첩보물에는 공식 같은 게 있다. 007 은 특유의 타이틀 롤과 주제 음악,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방식, 첨단 자동차등. Mission Impossible 은 여러 첨단장비와 확실한 팀웍, 완벽한 변장술. 제이슨 본은 빠른 카메라 워크와 액션, 그리고 주제의식. 알게 모르게 이 시리즈들은 그 틀을 쌓아오고 특징을 잡아나갔다. 다른 시리즈들이 3편까지 밖에 나오지 않은 반면 제일 오래된 007은 당연히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클래식한 스타일을 고집하자니 제이슨 본 때문에 눈이 높아진 젊은 관객들의 입맛엔 안 맞을것 같고, 그렇다고 그 스타일을 버리자니 시리즈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 같고.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카지노 로열 이후 시리즈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자들은 절충을 한다. 제이슨 본 같은 아날로그 액션에다 제임스 본드에게 좀 더 감정을 부여하는 것. 하지만 오프닝 타이틀과 음악등의 특징은 유지하는 쪽으로. 또 주디 덴치를 M 으로 놔둠으로 해서 정통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시도가 진화인지 퇴화인지는 보는 사람에게 달렸다.

* 스포 있음 *

이제부터는 시리즈의 정통성을 넘어서서 이번 영화에 대해 평가해 보려한다. 우선 카지노 로열의 연장 선상에서 출발하는 영화 초반부터 화끈한 자동차 추격신으로 출발한다. 좁은 공사장에서의 드리프트 연속이나 매뉴얼 드라이빙으로 좁은 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은 초반 충격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그 이후부터의 흐름이 다소 평이하게 흘러가고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액션 스타일이 바뀌면서 007 이 MI6 에 확실한 지원을 받으며 상황을 논리적인 트릭으로 벗어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physical로 해결하다 보니 그리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단순 명료한 액션으로 흘러간다. 배후 조직에 대한 궁금증을 좀 더 증폭시키려 노력은 하지만 막상 볼리비아 사막에서 송유관의 용도를 알아내고 난 후의 허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설득력이 너무 떨어지는 거지. 석유보다 중요한 자원이라는 건 동의하겠는데, 왜 그런지는 말을 해 줘야 할 거 아니냐는 거지.
본드 걸의 역할은 오히려 좋았다. 수동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조연 캐릭터가 아닌 당당한 파트너로의 모습을 보여줘서 더 좋았다.
007 QOS 는 평균은 한다. 스토리가 좀 빈약한 것은 액션으로 채우고, 동기는 그냥 복수로 때우기는 하지만, 조직과의 갈등도 약간 보여주며, 그 복수를 정당화시키려는 노력도 하고, 전반적으로 볼만하다.

근데 말이야, 왜 자꾸 제이슨 본이랑 겹치냐고...... 이탈리아의 추격전은 제이슨 본의 추격전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자동차 추격신은 본 시리즈에서의 그것과 다르지 않고, 마지막 장면 러시아에서 집안에 앉아있는 장면도 본 슈프리머시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것과 겹친다. 이게 좋은건지 나쁜 건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련다.

P.S. 제이슨 본의 탄생이 '로버트 러들럼'의 책 시리즈다. 근데 이 책의 영감을 준 것이 바로 '이언 플레밍'의 007 이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탄생한 첩보물에 영감을 받아 미국에서 탄생한 것이 제이슨 본이다. 이 이름의 기원도 제임스 본드의 머리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와 아들 같은 작품이 이젠 반대로 진화한 아들을 아버지가 오히려 따라가는 형국이 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