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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1 주말 영화 감상 : 스위니 토드 2
Telling you.../About Movies2008. 1. 21. 16:43

스위니 토드 : The Sweeney Todd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헬레나 본햄 카터

개봉 2008.01.17 미국, 1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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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CGV 용산에서 관람한 스위니 토드. 팀 버튼과의 조합에서 최대의 빛을 내는 조니 뎁이기에 더욱 기대가 되던 작품이었다.

작년에 국내에서도 라이센스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졌던 만큼 뮤지컬이 원작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 최근의 뮤지컬의 영화화의 트렌드에 편승한 것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뮤지컬 영화들이 대부분 밝은 내용이라면 (헤어 스프레이, 맘마미아, 그리스 등) 이 작품은 영화 내내 웃음은 3회 이내로 제한되는 극히 잔인한 영화다. 거기서 우선 기존 뮤지컬 영화와의 차이를 둘 수 있다. 그리고 뮤지컬 영화의 한계를 보여줬던 3년전의 오페라의 유령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뮤지컬 영화의 범주에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간단히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를 생각해 본다면, (이전 오페라의 유령 포스팅을 참고하여) 기존의 생각에 더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감독의 의도를 전달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뮤지컬은 관객들이 무대 전체를 볼 수 있다. 정말 연출이 강조하려고 하는 부분을 관객이 보지 않으면 그만이다. 아무리 배우들이 생쇼를 하고 난리를 쳐도 구석에서 딴짓하고 있는 단역배우를 볼 수도 있다. 관객들의 자유로운 시선까지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것은 감독이 정해놓은 프레임 안이다. 정해진 시선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만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스위니 토드는 팀 버튼 감독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영화의 오프닝에서부터 이질적으로 표현된 피부터 기계장치를 흘러 쥐들과 함께 시작되는 오프닝은 영화의 색깔을 처음부터 드러내 준다. 그리고 런던 시내가 나타면서 마치 신시티의 그것과 같은 런던은 비현실감을 극대화 시킨다. 팀 버튼 감독은 현실과 환타지를 넘나드는 영화에서 그 소질이 빛을 발한다. 배트맨 시리즈를 보면 고담 시티는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하다. 빅 피쉬 역시 마찬가지. 아버지의 말은 다 거짓말인것 같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스위니 토드도 시대적인 배경은 현실이지만 플릿 거리만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얘기는 원작 뮤지컬과 어우러져 더 기괴한 얘기를 만들어 낸다. 스토리에 대한 것을 밝힐 수는 없고, 얘기의 우울함에 대해서는 원작 뮤지컬에 대한 얘기가 될 것이므로 차치하고, 영화적 스타일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스위니 토드에서의 카메라 앵글은 초반에는 매우 자유분방하다. 특히 주인공이 배에서 내려 플릿 거리를 찾아가는 거리에서의 카메라 이동은 신선하며 재미있다. 다만, 그 사이사이에서의 느린 장면들은 그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잠깐의 멈춤이지만 거리의 부랑자들과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꼬마들, 거리에 돌아다니는 쥐들. 중세 런던 거리의 우울함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장난스러운 카메라 앵글을 이용해 파이 가게를 보여줄때는 잠깐이지만 웃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러벳부인의 상상장면이 아닐까 한다. 이런 장면에서의 재기넘치는 코믹장면에서는 팀 버튼식 유머가 빛을 발하지만. 영화의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는 장난기를 거둬 들이고 정공법으로 다가선다. 후반의 스토리와 감정에 대한 집중도는 기대이상이다. 원작의 힘도 있겠지만 빈틈없는 연출로 잔혹한 장면마저 정말 필요한 장면으로 만들어낸 팀 버튼의 솜씨는 Two Thumbs Up 이다.

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다. 조니 뎁과 헬레나 본헴 카터, 알란 릭맨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뮤지컬의 현장감이나 흡입력의 관점이 아닌 연기로서 평가할때, 그들의 연기는 최고였다. 알란 릭맨의 변태스런 집착을 보여주는 모습이나 복수에 눈이 먼 죠니 뎁의 광기, 상대방의 감정은 무시하고 일방적인 애정을 쏟는 헬레나의 모습은 극단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이들의 연기는 극의 비현실성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캐릭터에의 감정이입을 차단하기도 하는 동시에 강화하기도 한다.

스위니 토드는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과 잔인한 묘사들로 인해 그리 개운한 기분이 드는 영화는 아니지만 인간의 집착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원작과 훌륭한 영화화 덕분에 좋은 작품이 되었다. 복수에 대한 집착, 욕망에 대한 집착, 사람에 대한 집착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세 인물을 보면서 다시 한번 과유불급이라는 한자어가 생각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