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4.16 Clash of The Titans / Green Zone
Telling you.../About Movies2010. 4. 16. 18:21

매월 4월이 되면 전해에 쌓였던 극장 포인트를 사용하느라 힘이 든다.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이 돌아왔고 이번 골드 클래스의 영화는 '타이탄' 이었다. 잘 알려진대로 타이탄은 페르세우스의 영웅담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과 인간들, 그리고 데미갓들의 얘기를 영화화 한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뻔하다. =_= 뭐 긴말할 필요도 없이 뻔한 영웅담을 뻔하게 옮긴다. 책으로, 만화로만 접했던 신화를 그래픽을 이용하여 보기 좋게 멋있어 보이게 옮긴다. 제우스, 하데스, 페르세우스, 안드로메다, 메두사 등, 이런 등장인물들을 실사로 볼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강점이랄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과 그 관계에 대해서 잘 알면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냥 확실한 킬링 타임용 영화다.

그런데, 샘 워싱턴이 나온 영화는 이상하게 샘 워싱턴이 별로 기억에 안 남는다. 터미네이터도 그랬고, 아바타도 그랬다. 이 영화도 랄프 파인즈가 더 기억에 남네. 볼드모트 이미지 때문일까.


'그린존'은 본 시리즈의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는 광고문구 때문에 단순한 액션 영화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사실은 이라크 전에 대한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미국이 이라크전의 근거로 삼았던 WMD(Weapon of mass destruction) 대량 살상 무기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영화다. 결국 미국은 WMD 를 찾지 못하고 승전을 선언했고, 이 장면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나온다. 이 영화는 정말 WMD 가 있었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WMD 자체가 없었으며, 미국에 의해 조작된 근거로 일어난 전쟁이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시작한다. 결과적으로는 전쟁은 그린존안에서 시작되었으며, 그린존 밖에서의 전쟁을 만들어낸 미국인들은 그린존안에서 희희낙낙하며 수영을 즐기고 술을 마신다. 전쟁은 그 와중에도 계속되고 이라크인들은 희생당한다. 결국 미국인들이 만들어낸 세트에서 이라크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금와서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근본적 책임을 미국이 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 자체는 매력있다. 본 시리즈의 에너지는 넘치는 액션은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추격장면과 현장감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음악도 본 시리즈의 John Powell 이 맡았고, 감독은 Paul Greengrass 다. 본 시리즈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Matt Damon 은 점점 더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고 있는 듯 하다. 우리나라에는 좀 늦게 개봉했지만 Invictus 같은 작품에서는 완벽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액센트를 소화하고, 럭비 선수의 몸을 만들었다가, 지금은 또 이런 작품에 출연하고 있고, 12년전에는 Ryan 일병이기도 했다. 본 시리즈의 액션 영웅이기도 하면서 고뇌하는 천재 윌 헌팅이기도 했다. 틀안에 갇히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배우라는 느낌이 든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같은 이라크 전을 다루면서 미군의 시각에서 인간적인 입장으로 군인들을 다루는 Hurt Locker 와는 또 대비된다. Hurt Locker 가 폭발풀 해체팀의 임무 수행 과정과 일상을 통해 전쟁을 매개로 한 인간의 관찰이라면 그린 존은 조금은 우리가 많이 보던 익숙한 형태의 음모론을 다룬 전쟁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 영화 모두 매력이 있지만, 재미로만 따지면 그린존이 좀 더 위에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두 작품 모두 챙겨 볼 수 있으면, 꼭 챙겨보면 좋기는 하겠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