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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5 Is this real? - Inception 4
Telling you.../About Movies2010. 7. 25. 23:27
꿈을 자주 꾸는가? 꿈을 잘 기억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라고 말 할 것이다. 우리에게 꿈은 로또 맞을 숫자를 지정해주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꿈이나 흔히들 조작되어 만들어지는 태몽, 아니면 어릴때 꾸는 떨어지는 꿈(!) 정도만이 의미를 지닐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꿈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접근한다.

< 인셉션 - Inception >



* 스포 있음 *

지난 21일 개봉해서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이 영화는 다양한 해석들과 열린 결말로 관객들의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숱한 스포일러들을 피해 오늘, 아이맥스로 이 영화를 보고 왔다. 이미 각오했지만 집중력을 잠시라도 놓치면 무슨 얘기인지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잃어버릴 정도로 다층적이고 복잡한 플롯과 스토리를 지닌 영화다. 한편으로는 이런 얘기를 어떻게 이렇게 잘 풀어냈나 싶을 정도로 수작인 영화다.

스토리는 잘 알려진대로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꿈의 추출자인 코브는 혐의를 벗겨주겠다는 제의를 사이토로부터 받게된다. 그가 준 임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을 다른 이에게 주입하는 것. 이를 위해 새로운 팀을 구성하게 되고, 불가능에 가까운 이 작업을 위해 나선다. 그러나 그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었으며, 그것이 이들의 임무를 위험하게 만든다.

* 진짜 스포 있음 *

인셉션은 한 마디로 대단한 영화다. 감독의 뚝심으로 만들어진 잘 짜여진 두뇌유희 영화다.

스토리를 보면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다층적인 플롯과 구조로 관객들을 혼란으로 몰아간다. 꿈에서 꿈으로, 다시 그 꿈에서 또 꿈으로. 무려 4번에 걸친 꿈의로의 잠입으로 조금이라도 놓치면 멍한 상태로 영화의 끝을 보게될수도 있을 정도다. 그 모든 꿈들 사이를 절묘하게 조율하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중반부의 긴장감은 대단하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2시간 25분 정도인데, 훨씬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영화를 밀고가는 가장 큰 힘은 코브다. 코브의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이 영화를 끌고가는 가장 큰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어찌보면 일방적이다. 플롯을 제외하고 단순하게 스토리를 놓고 본다면 단순한 영화다. 코브가 가족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인셉션이라는 작업을 해야했고 결국에는 어렵게 성공하고 가족에게 돌아갔다. 다만, 이것이 정말 진실인지 아닌지까지 모르게 한다는 게 영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코브에게 모든 동기와 계획과 핵심적 요소가 있다보니, 다른 캐릭터들은 말그대로 주어진 역할만을 수행할 뿐이고 그것은 모두 성공한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마치 어드벤쳐 게임 같기도 하다. 주인공이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게 그를 옆에서 도와주는 Non Playerable Character 처럼 행동하는 조력자들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액션신이나 갈등구조는 이 영화의 재미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대단한 특수효과나 다크 나이트나 매트릭스 같은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당연히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는 감독과의 머리싸움이다. 감독은 관객과의 머리 싸움을 위해 초반부를 할애한다. 관객들에게 인셉션이 무엇인지 설계가 무엇인지등. 새로운 개념들을 관객들에게 심으며 초반 1시간 가까이를 쓴다. 그런데 이 설명부분이 너무 빨리 지나가기도 하도 자막을 읽어야 되는 관객들에게는 조금 어렵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에서 충분히 집중하지 않으면 후반부에서 나오는 수많은 장치들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것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한스 짐머의 음악은 여전히 대단하다. 한스 짐머하면 영화의 스토리에 맞는 음악들을 잘 뽑아내주는 작곡가이긴 하지만 이번에도 대단한 일을 해낸듯 하다. 사실 놀란 감독은 짐머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ㄷㄷㄷ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에디뜨 피아프의 노래인 '후회하지 않아' 는 영화의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않게 한다.

이 영화는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두뇌 싸움 영화다. 다크 나이트로 정형화된 히어로 영화에 현실을 접목한 새로운 스타일의 블록 버스터를 만들어 낸 이 감독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새로운 영화를 창조해 냈다. 단순한 여름 블록 버스터를 기대한 이들은 실망할 것이다. 볼거리만 기대했던 이들은 실망하겠지만 이 영화는 새로운 블록 버스터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지닌다.

작년 아바타로 흥행 기록을 갱신한 제임스 카메론과 함께 제일 주목받는 감독의 한명인 놀란은 이 영화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해 냈다. 카메론이 기술과 새로운 볼거리로 관객을 끌어당긴다면, 놀란은 이야기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그렇다고 기술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기술과 이야기를 조화시키는 것은 놀란이 더 잘한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감독이다.

재관람을 하지 않을 수 없겠구나.



P.S. 굳이 IMAX 로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사운드와 집중도는 IMAX 가 좋긴 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