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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7 주말 영화 감상 : Jumper / 추격자 2
Telling you.../About Movies2008. 2. 17. 19:22

이번 주말 박스 오피스에서 접전을 벌일걸로 예상되고 있던 두 편의 영화들.

1. Jumper

점퍼

감독 더그 라이만

출연 헤이든 크리스텐슨,사무엘 L. 잭슨,제이미 벨,레이첼 빌슨,다이안 레인

개봉 2008.02.14 미국, 8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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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동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영화. 본 아이덴티티, 미스터 and 미세스 스미스의 덕 리만 감독이 만든 영화라 기대감이 만땅이었던 영화. 결과물은 요란한 코스 요리의 에피타이져만 먹은 기분이랄까?

영화는 특별한 반전이나 논리적 설명 같은 것 없이 straight forward 하다. 점퍼들이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학적이나 논리적 설명은 없고 전반부는 모든 사람들이 꿈꿀만한 점퍼들의 생활에 대한 로망으로 채워진다. 중반으로 갈수록 팔라딘과의 관계와 그들 사이의 전쟁에 대한 본격적 묘사로 채워진다. 결국 해피하게 주인공은 도망치는 것으로일단락되고 어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2편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난다.

좋았던 점 : 특수효과, 사운드, 짧은 러닝 타임.

아쉬운 점 : 배우들의 연기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는 여전히 감정을 느끼기 힘들다.), 기승전결에서 포인트가 부족한 시나리오

결과적으로 볼거리는 풍성하나 시나리오와 연기의 부족함으로 짧은 러닝 타임이 오히려 약이 된 영화.

P.S. 헤이든 크리스텐슨과 사뮤엘 잭슨의 조합은 마치 스타워즈를 보는 것 같았다.

P.S.2. 덕 리만 감독은 일렉트릭 풍의 음악을 좋아하는 듯. 아이덴티티의 그것과 비슷한 엔딩음악에 놀랐다.

2. 추격자.

추격자

감독 나홍진

출연 김윤석,하정우

개봉 2008.02.14 한국,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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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이후 입소문이 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켜고 있는 작품. 신인감독의 시나리오와 연출이라고 믿기지 힘들 정도로 욕심이 없는 영화.

신인 감독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중의 하나는 시나리오에서 들어낼 부분을 제대로 들어내지 못한다는 것. 영화의 흐름에 관계없는 부분이라면, 통일성에 저해되는 장면이라면 과감히 들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러다보니 러닝타임은 쓸데없이 길어지고 집중력을 잃는다는 것. 추격자는 신인이라고 믿기에는 어려울 정도의 힘을 보여준다.

1) 인상적 연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오프닝이다. 대사도 없이 주위의 소음들과 음악으로만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자의 실종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김윤석이 잡히면 죽는다라고 얘기하고 영화의 타이틀롤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뛰어난 오프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한국영화중에선 최고의 오프닝이 아닌가 싶다.

또 추격신들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카메라 움직임은 정말 뛰어나다.영화 중간중간 열심히 뛰어다닌 두 배우들의 사실감 넘치는 액션연기는 영화의 사실감을 제대로 극대화시킨다.

그리고 영화의 긴장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는 연출은 시나리오와 더해져서 제대로된 시너지 효과를 낸다.

2) 잘 짜여진 시나리오

영화는 처음부터 살인범을 공개하고 시작한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범인을 잡기 위한 과정을 그린다면, 이 영화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범인은 조기에 잡고 그 범인에게 잡혀있을 여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도 경찰은 단지 서울시장에게 오물을 던진사건들 은폐하시 위해 사건해결을 바라는 것이고, 엄중호는 살인범을 살인을 했을 놈으로 보지도 않고 자기의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던 그가 김미진의 딸을 만나고 김미진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으로 바뀌면서 엄중호는 성장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은 엄중호다. 반면 지영민은 말그대로 싸이코 패스다. 관객들에게 이 살인마를 이해시키려는 노력따위는 하지 않는다. 가장 평면적이고 단면적인 인물이 엄중호라는 입체적 인물과의 충돌이 이 영화의 갈등구조의 핵심이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좋은 이유는 이런 핵심적인 이야기의 몰입도가 뛰어난 것도 있지만 이 핵심 줄거리에 더해진 시장에게 오물을 던지는 이야기나 다른 세세한 디테일들은 정말 좋다. 게다가 코믹함도 적절히 버무려진 시나리오는 매우 뛰어나다. 잠시 단 1분도 버릴게 없을만한 시나리오다.

3) 배우들의 연기

김윤석과 하정우. 이 두 배우는 지금까지 큰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일이 없다. 김윤석의 경우는 타짜로 이름을 날리고 즐거운 인생에도 나왔지만 제대로 된 주연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정우는 TV 드라마 빼고는 큰 영화가 없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고. 이 두 배우의 제대로 된 첫번째 대면의 에너지는 숨막힐 정도. 게다가 하정우는 제대로 된 양면성을 표현한다. 특히 교회에서 방문한 두 사람을 죽이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연기와 경찰서에서 죽였어요 라고 웅얼대는 장면등은 그의 연기의 뛰어남을 알 수 있게 한다. 김윤석은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화면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조연들의 연기도 조화를 잘 이루고 있고 영화의 분위기를 약간 풀어주는 역할을 잘 수행한다. 밑도 끝도 없이 웃기기만 하려는 게 아니라 제대로 의도된 웃음들은 시나리오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의 힘이 맞물려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한다.

그외에도 현장감, 음악도 좋았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대사 전달에서 약간의 불명확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과 극장상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두운 화면에서 약간의 화질저하가 보였다는 정도? 이건 극장상의 문제일수도 있으니까 넘어가련다. (그리고 극장상의 문제겠지만, 신촌 메가박스에서 디지털로 봤을때, 소리와 화면 싱크가 약 0.5초 정도 안 맞았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의 영화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 아닌가 싶다. 호흡도 충분하고, 시나리오도 좋고, 연출과 연기또한 버릴 것이 없는 정말 제대로 된 영화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