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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3 종말론의 새로운 시각? 글쎄...... / 노잉 2
Telling you.../About Movies2009. 4. 23. 10:18

지구 온난화, 북극이 녹으며 섬나라들이 없어진다, 오존층이 약해진다.  Doomsday clock 이 지금 몇시네 하는 식의 얘기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요즘이다.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얘기들이고 그런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얘기들을 듣다보면, 정말 세상의 종말이라는 것이 멀지 않은 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노잉 >


* 스포 있음 *

이런 세상을 반영하듯 헐리웃 영화는 종말론을 소재로 많이 삼는다. 작년말의 '지구가 멈추는 날' 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세상의 파멸을 이용해 평화를 지키려 했던 'Watchmen' 도 있었고, 그 밖에 헐리웃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영화들에서 종말론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들은 수도 없이 많다.

*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영화들이 득세를 한 것은 밀레니엄을 앞두고 부터였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까지의 헐리웃 영화들의 주요 소재는 지구 정복및 권력, 같은 것이었는데, 1999년 지구 멸망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하나의 장르처럼 생각될 정도다. '딥 임팩트', '아마겟돈' 등 *

그런 와중에 이 영화가 신선해 보였던 이유는 지구상에 현재까지 있었던 재난들을 숫자로 풀어낸 예언서가 있다는 것 때문이다. 50년간 벌어진 큰 사건과 사고들의 날짜와 사상자의 숫자를 맞춘 예언서가 있다면 놀라지 않겠는가? 우선 그것의 진위여부를 파악해 볼 것이고,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할 터. 그래서 영화의 전반부는 꽤 강한 흡인력을 보이며, 관객들을 잘 끌어들인다. 문제는 후반부다. 영화는 후반으로 넘어올수록 힘을 잃는다. 전반의 흥미로운 설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하고, 급하게 반전을 통해 얘기를 끌어가려는 시도로 인해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것.

후반부의 반전을 위해 전반에 그런 단서에 대해 일부를 제시하기는 하지만 매우 약하다.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별에 대한 아들과의 대화나, 수업시간에 태양과 지구가 적당한 거리에 있다라는 이런 간단한 단서들이 있지만, 반전을 위한 발판으로는 빈약하다. 다른 관점의 시도도 물론 있다. 종교적 의미에서 보면 존은 목사의 아들이며, 예언에 대한 의미를 알고 있으며, 에스겔이라는 선지자의 삽화를 보고 종말의 원인을 밝혀내기도 한다. 또, 마지막의 두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은 노아의 방주와도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기에도 좀 약하다.

또 하나의 단점은 과도한 음악과 CG의 남발이다. 음악은 시종일관 쿵쾅거려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또, CG 가 너무 많아 오히려 실제감이 떨어진다. 같이 본 여자친구가 얘기한 건데, 유명한 건물들 불에타는 건 이제 식상하기도 하다. 너무 많이 봤거든. 그놈의 타임 스퀘어 말이다. 쯧. 다만, 비행기 추락신의 원샷은 좋았다. 비행기 추락부터 존이 그 가운데로 뛰어드는 장면을 한 샷에 간 것은 좋았다. (정말 한 테이크에 촬영이 끝났다고. ㄷㄷㄷ) 기술적으로나 촬영 기법면에서는 분명 진일보한 면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결국 과도한 욕심으로 현실성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영화다. 과학적 설명이야 어차피 불가하기는 하지만, 좀 더 논리를 보완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뭐 대 놓고 외계인이 처음부터 나오던 '지구가 멈추는 날' 보다는 좋긴했다.

P.S. 마지막에 지구가 그냥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틀어지고 애들만 사라졌다면 더 염세적인, 미스트와 같은 엔딩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난 차라리 그 편이 더 좋아보인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