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3.11 아카데미 수상작 열전
Telling you.../About Movies2007. 3. 11. 18:43

최근엔 영화를 보다보니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여기 그 영화들에 대한 짧은 감상.

아카데미 수상작 열전

< Babel > - 작곡상

소통의 오류에 대한 심심한 고찰이랄까?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세상과의 소통에 있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오류를 지니고 살아간다. 뭐 언론에서 많이 다룬만큼 소재나 시나리오에 대한 언급은 필요없으리라고 본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표현의 방식이다. 이 영화의 목적은 갈등의 해소도 아니고 누가 옳다 그르다를 말하고자 하는 의도도 아니다. 전 세계의 많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충돌하게 되는 이런 시점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모로코의 소년은 단순한 이유로 총질을 하고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의 확산을 보여주지만 그 갈등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부터 시작되기에 봉합의 수준에서 그친다. 바벨은 세상에 옳은 것은 자신의 마음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생각을 일깨워준다. 누가 옳다고 해도 내 마음이 싫다면 그건 틀린 것, 아닌 건 아닌거다. 바벨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열린 생각을 요구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소통의 방식에 대한 묘사도 좋았다. 모로코 소년은 세상에 대해 총질을 하며 소통하려 하고, 일본 소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성적으로 접근한다. 멕시코 가정부는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총을 맞은 미국인 부부는 자신들의 분노를 표현한다. 아쉬운 점은 영화 전반적인 표현방식이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는 점. 그리하여 영화는 매우 불편하다.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서 이 작품에 작품상을 주지 않을 확실한 이유는 이것일 듯.

좋았던 점 : 시간적 순서를 약간 엇갈리게 해 놓은 플롯 / 일본 장님 소녀의 연기
아쉬운 점 : 친절하지 않은 표현 방식

< The Queen > - 여우주연상

여왕이라는 건드리기 어려운 소재를 가지고 다이애나 황세자비의 사망사건과 잘 버무려 만들어낸 영화. 헬렌 미렌이라는 배우에게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안겨주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여왕도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10살때 여왕자리에 올라 한번도 평범한 삶을 살았던 적이 없는 그녀에게 닥친 국민감정과의 충돌이라는 사건에 대처하는 그녀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어 준다. 도도하고 국민들을 무시하는 여왕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살기를 강요받았기에 그렇게 살수 밖에 없고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그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특히 여왕이 사슴을 보며 사슴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장면에선 그녀의 아픔이 느껴졌다.
아쉬운 점은 영화 초반부에 큰 사건으로 감정을 끌어올린 후에 그 긴장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 또 하나는 다이애나비에 대한 영국인들의 애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몰입이 어려웠다는 점.

좋았던 점 : 헬렌 미렌의 보일듯 말듯한 미소 / 블레어 총리의 귀여운 말투 /

사실과 픽션의 적절한 조화
아쉬운 점 : 갈등의 진폭이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아 영화에 집중하기 조금 어렵다 /

예상 가능한 갈등 해소 방식 / 정서의 차이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 Dreamgirls > - 여우조연상, 음악상

다른 말이 필요없는 영화. 흑인 배우 종합 선물 세트정도로 봐도 이상없을 정도의 캐스팅에 꽉찬 음악을 영화 내내 보여준다. 비욘세 놀스, 제이미 폭스, 에디 머피, 대니 글로버. 이 영화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제니퍼 허드슨까지. 알려진 바대로 이 영화는 '슈프림즈'라는 그룹을 소재로 만든 동명의 뮤지컬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슈프림즈'는 다이애나 로스가 몸담았던 그룹. 이 그룹의 말로도 영화와 동일하다고 한다. 이 영화는 눈과 귀의 성찬이다. 제니퍼 허드슨의 가창력이 폭발적이라면 비욘세 놀스의 그것은 관능적이고 화려하다. 에디 머피의 노래는 힘이 실려있다. 그 외에도 제이미 폭스와 씨씨의 노래도 분위기를 살리는 데 일조한다. 그 중에도 가장 좋았던 노래는 뭐니뭐니해도 'Listen' 이다. 제이미 폭스를 바라보며 스튜디오에서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상황에 맞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상황과 가사가 너무 맞아 떨어져서 너무 와닿는 곡이다. 이번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3곡을 올렸는데, 그 중의 한곡이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아쉬운 점은 이런 영화들이 항상 그렇듯 주위의 상황이나 이런 것들은 스쳐지나갈 수 밖에 없고 화려한 뮤지컬 장면들에 포커스가 맞춰진다는 점. (실제 뮤지션들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중 마약이 그나마 조금 나온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뭐 굳이 단점을 찾고 싶인 생각은 없다. 멋진 음악과 화려한 영상. 눈과 귀가 동시에 즐거운 간만에 나온 수작이 아닌가 싶다.

좋았던 점 : 거의 다 / 제니퍼 허드슨, 비욘세 놀스. 짱 드셈.
아쉬운 점 :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미국의 당시 분위기에 완전히 이해 불능


보너스 - Listen 가사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