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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6 진화한 디즈니 : 볼트 2
요즘 디즈니사 로고가 나오고 나서 픽사 로고가 안 나오면 왠지 어색한 것은 최근 디즈니가 만든 애니들이 그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릴로와 스티치'이후에 제대로 기억나는 작품이 없다는 것만 봐도 애니메이션 명가의 명성을 다 까먹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 로고에 등장하는 그 예전 미키 마우스의 모습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디즈니의 결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볼트 >


알려진 것처럼 '볼트'는 자신이 초능력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는 TV쇼에 출현하는 개가 현실세계로 나오며 겪는 일에 대한 애니메이션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성장영화의 틀을 가지고 시작한다. 처음에의 TV 쇼 촬영장면은 꽤 박진감이 있고 액션영화같은 느낌을 낸다. 또, 거기에 세 동물이 같이 돌아다니면서 LA 까지가는 과정은 또 로드무비같은 성격을 가지기도 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심플하고, 후반부는 예측 가능하고 뻔한 마무리로 가져간다. 스토리의 단순함을 잔재미들과 디테일로 채운다.

몇 가지를 살펴보면
초반부의 액션과 후반부의 에피들 사이에 연결이 비교적 양호하다. 동물을 의인화해서 하는 영화들이 다 그렇듯이 약간의 과장과 비논리적 에피들도 물론 존재하지만 이해 가능한 수준이다. 속도조절도 비교적 훌륭 후반부에 볼트가 현실적인 개가 되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 배치가 좋다.

특히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Super Bark 다. 볼트에게 Super Bark는 존재와도 같은 것이다. TV 쇼 내 자신의 능력인 Super Bark 를 정말 자신의 힘으로 믿던 그가 미튼스를 만나서 하는 Super Bark 는 정체성의 혼란과 상실을 의미한다. 그것을 계기로 볼트는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마지막에는 그것으로 페니를 구하면서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 이 과정에서 동일하게 연출된 장면들이 지니는 서로 다른 의미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캐릭터들의 조화도 잘 이뤄진다. 현실감 없다가 점점 성장하는 강아지와 현실적이며 비판적인 고양이, 정신없는 햄스터까지. 성장드라마로서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를 동물을 소재로 잘 엮어냈다.

전체적으로 이번 작품의 총평을 한다면, 디즈니의 전통적 가치관에 픽사의 신선한 아이디어들과 디테일들이 들어가서 얘기가 많이 풍부해졌다. 동물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디테일은 빛을 발한다. 비둘기 머리를 자세히 보면 그 움직임에 얼마나 공을 들여 관찰했을지 알 것 같다. 특히 '존 라세터'가 기획을 맡음으로 해서 얘기를 풍부하게 만들어냈다.

아직 픽사의 독창성을 따라 가기는 모자라지만 심기일전한 디즈니가 간만에 재미있는 작품을 내놓은 것 같다.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