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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2 2주간 영화 얘기 4
Telling you.../About Movies2009. 11. 2. 21:43
지지난주 토요일부터 어제까지 4편의 영화를 봤다. 더 밀리기전에 얘기를 좀 풀어놔야지.
시간 순서대로.

< Good Morning, President >

장진 감독의 유머 코드가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 깊이 있는 얘기를 하기에는 에피소드식 구성이라 좀 어려웠고, 대신 간간이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에 대한 약간은 무거운 풍자와 현실과 비교를 하게하는 설정과 상황들이 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흐름이 좀 끊어지는 장면들이 좀 있어서, 소품 같은 느낌이랄까. 장동건 얼굴을 구경하려는 여성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영화. 가볍게 보기에는 충분히 재미있다. 별 3개반.


< New York, I Love You >

옴니버스식 영화로 2006년 '사랑해 파리'와 비슷한 구성으로 만들어진 도시 배경의 영화. 2006년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훨씬 나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2006년 파리 영화가 구성과 내용면에서 단연 앞선다. 원인을 굳이 찾자면 각자 자기가 연출하는 영화에서 하고 싶은 얘기들만 열심히하고, 전체를 하나로 모을만한 드라마적 구성이 없다 보니, 내 취향은 아니었고, 다른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리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별 2개 반.


< This is it >

사실은 비가 많이 와서 차가 너무 막혀 예매한 시간에 맞추지 못해 땜빵으로 고른 영화였지만 만족도는 바스터즈 못지 않았다. 이 영화는 이미 잘 알려진대로 마이클 잭슨이 사망전에 런던에서 열기로 했던 'This is it'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찍은 일종의 콘서트 러프 컷 정도의 영화다. 원래 콘서트가 예정대로 열렸다면 이 클립들은 DVD 에 실려서 관객들을 만났을 것이나, 그의 사후에 그를 기리기 위해 극장에서 2주간 한정으로 상영하게 된 것. 미국에서는 이례적으로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라 마이클 잭슨을 사랑하는 미국인들의 심정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 영화는 콘서트를 준비하는 마이클 잭슨과 그 공연 스탶들이 공연 리허설을 하고 공연에 필요한 영상들을 촬영하고, 연습을 하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익히 알려진 그의 노래들을 그의 목소리와 그의 춤과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보면서 느낀 것은 마이클 잭슨의 대단함은 완벽한 무대를 위한 노력이다. 정말 대단한 가수이자 댄서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사람은 그 격렬한 안무와 노래를 같이 하면서도 정지동작에서 격렬한 숨을 몰아쉬지 않는다. (아가미라도 있어서 다른데서 숨을 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자신의 노래의 느낌과 무대를 컨트롤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음악과 무대만을 위해 산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 시켜주는 영화다. 아쉬운 것은 발라드 곡은 Earth Song 한 곡밖에 없는 것 정도랄까?

마이클 잭슨의 노래들을 사랑한 사람이라면 필 관람! 2주밖에 상영하지 않는다니 놓치지 말자.


< Inglourious Basterds >

바스터즈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한 마디로 얘기해서 "재밌다." 지금까지의 타란티노 영화를 생각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대중적으로 더 친절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색깔을 놓치지 않았다. 2차 대전의 상황에서 가상의 부대인 Basterds 를 만들어내서, 이들이 결국 히틀러를 살해한다는 가상의 역사를 영화로 만들었다. 그 과정을 두 개의 서로 다른 두 개의 집단이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협력 아닌 협력을 하는 과정의 얘기를 짜임새있게 만들어 낸다.

지금까지의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짜임새가 여기서 드러나는데, 각각 다른 얘기인 것 처럼 풀어나가던 챕터들이 마지막 챕터에서 만나게 구성되는 이런 형식은 지금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들을 뚝심있게 늘어놓던 수다쟁이 타란티노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관객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빠져들게 긴장감을 조성하고 때때로 악동 같은 이미지로 긴장을 풀어줬다가 다시 긴장을 조성하는 기술은 그의 화법이 진화하고 있음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음악과 효과음도 정말 필요한 부분에만 사용해서 효과를 극대화한다. 잔인한 장면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그의 취향은 여전해서 잔인한 면도 있지만, 잔인함만에 포커스를 둔다면 의미가 없다. 나치에 대한 그 당시 유태인들과 미국인의 분노를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본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챕터 1의 긴장감은 '저수지의 개들'의 초반 식탁 대화신보다 더 재미있었다.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음악 따위 없이 대화와 연출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 무게가 장난아니다. 뭔가 터질 것 같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데, 15분이 지날때까지는 그 이유가 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 긴장감이 넘친다. 이 화법만 봐도 타란티노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다.

약간의 잔인함을 참을 수 있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별 4개!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