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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6 님은 먼곳에 : 너는 왜 갔냐?
Telling you.../About Movies2008. 7. 26. 01:28

님은 먼곳에

감독 이준익
출연 수애, 정진영, 정경호, 주진모, 신현탁
개봉 2008 대한민국, 126분
평점

왕의 남자 이후로 이준익은 매우 주목 받는 감독이 되었고 그를 소개하는 모든 타이틀에는 '왕의 남자'가 들어간다.
'왕의 남자' 나도 재미있게 봤지만 나는 '왕의 남자'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탄탄한 원작때문이라고 본다. 이준익 감독이 구도를 잡아내는 능력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능력이 빛을 발하려면 그 정도의 제대로된 시나리오가 있어야 된다고 보는 것.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는 잘못된 선택이라고 본다.
< 님은 먼곳에 >
!!!! 스포라고 할 것도 없는 스포 첫줄부터 있음 !!!!
뭐 영화의 줄거리는 다 아시다시피 월남간 남편 찾아 순이가 가서 죽도록 고생하다 남편 만나서 폭력행사하다가 오는 거다. 여기서 시나리오 상의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순이가 도대체 왜 갔냐는 거다. 영화의 초반부에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대충은 이해할 수 있고, 추정은 할 수 있다. 근데 남편과 몸을 섞은 적도 없고,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도 안다. 매달 숙제처럼 가던 면회를 갔더니 남편이 월남 갔단다. 집에 와서 얘기했다가 소박 맞고, 처가에 가서 얘기했더니 집에는 들어오지도 말란다. 그래서 시어머니 대신에 월남에 간단다. 그게 다야?
관객들을 설득하려면 좀 더 절실한 상황을 만들었어야 한다. 물론 월남에 가고 나서 순이가 써니가 되고 거기서부터 겪는 과정들은 꽤 흥미롭고 캐릭터의 성장을 충분히 보여준다. 근데 영화의 대전제가 되는 간 이유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으니 이 과정들은 그리 절실하게 와닿지 않는다. 도대체 왜 목숨을 걸고 거기까지 간건지 모르겠다는 거지. 노래의 가사처럼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이것 때문이라면 영화의 초반에 거기에 대해 좀 더 절실함을 집어넣든지. 영화 초반의 순이는 뭐 남편에 대한 별 애정도 그리움도 없어 보인다. 갑자기 왜 그녀가 목숨을 걸면서까지 월남에 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그녀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좀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가고 감정적 동화까지 일으켰어야 할 순간은 생략되고 그냥 월남 가는 것은 결정되었고 그 이후의 상황으로만 극을 끌고가려다 보니 추진력은 단지 상황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 상황에서 하나 정도를 줄이고 동기부여에 좀 더 신경?㎱만 좋았을 것이라고 본다.
대전제가 잘못된 사설과 이론을 보는 것 같은 찜찜함을 안고 나머지 부분을 평한다면......
1. 처음에 싸우는 상병과의 관계는 애증관계로 발전시키려면 좀 더 확실히 하든가, 넘 애매모호한 상태로 이어진다.
2. 정진영과 그 밴드들이 써니와 감정이입을 해서 그녀를 도와주려 노력하는 부분도 마찬가지.
3. 순이는 처음에만 사투리를 쓰더니 그 뒤로는 사투리는 완전히 접었더군.
음악도 효과적으로 쓰이고 그 연출도 적절하게 이뤄진다. 특히 헬기에서 순이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노래소리와 연출이 잘 어울려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다른 옛날 음악들도 좋다. 이준익 감독은 음악 영화를 연달아 하면서 자신감이 생긴듯, 자연스러운 연출과 디테일을 잘 살린다.
또, 순이의 성장과정은 재미있다. 처음에 미군들 앞에서 노래 한 소절 제대로 못하던 그녀가 성장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펼쳐진다. 다른 인물들들의 성장과정은 그리 주목 받지 못하지만 같이 다니는 와이 낫 밴드들의 모든 멤버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더 표현하지 못해서 비약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분명히 성장하기는 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성장 드라마이자 전쟁 드라마이다. 하지만 그 동기부여의 약점으로 인해 그를 커버하려고 상황에 너무 의존하다 보니 영화 전체를 책임져야 할 가장 큰 동기를 간과하고 말았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약하다. 가장 큰 약점이 영화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보니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엔딩장면에서 수애가 싸다구를 날리는 장면은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인 수애의 표정도 좋고 여운도 좋다. 하지만 가장 처음의 동기부여의 불명확으로 그 여운을 완전히 즐기기 힘들다.
한줄 요약 : 수애가 이쁘다고 다 커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