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눈이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8.05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기본이 중요하다 2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감독 곽경택, 안권태
출연 한석규, 차승원
개봉 2008 대한민국, 101분
평점

한석규 vs 차승원이라면 분명히 흥미로운 조합이다. 한석규야 최근에 좀 뜸하긴 하지만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남자 배우고 차승원은 코믹을 벗고 정극배우로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기에 이 조합에 대한 기대는 클수밖에 없었다. 근데 말이다. 거기에 곽경택이 더해지니 불안함이 드는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장동건 & 이정재 조합으로도 영화를 말아먹은 경험이 있는 그이기에 더해진건지도 모른다.

< 스포 있음 >

이 영화의 감독직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래저래 말이 많지만 안권태 감독이 하도 개판으로 만들어 놔서 곽경택이 각색을 하고 재촬영을 많이 했다는 설이 아무래도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 보니 영화의 색깔 자체가 매우 이상해졌다. 캐릭터도 흐리멍텅해졌달까?

영화의 초반부에는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구축된다. 차승원이 연기한 안현민은 철두철미한 범죄자의 캐릭터를 구축해 낸다. 다만 그가 쓸데없는 인명 피해나 폭력을 자제함으로써 기존의 영화들에서 나오는 무조건적인 악당과의 차이를 두는데도 성공한다. 한석규가 연기하는 백성찬 반장은 어찌본다면 더 악당같기도 한 캐릭터를 잘 만들어냈다. 검거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악랄한 형사와 같은 인상을 잘 심어두었다. 여기서 이 영화의 제목을 생각한다면 이 두 캐릭터의 강렬한 충돌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표현해 내리라고 생각하지만 영화는 엉뚱하게 그 둘이 힘을 합쳐 공동의 적을 만들어내고 그를 잡기 위해 협력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렇게 얘기가 바뀌면서 캐릭터들의 성격이 너무 갑자기 변하면서 남자들의 의리와 범죄자와 형사의 협력관계에서 나오는 남자들의 얘기 이런식으로 가다보니 이야기의 힘이 더 필요해지는데, 너무 단순한 이야기 구조로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 캐릭터의 성격에서 나오는 힘도 갑작스런 변화로 힘을 잃은 상태인데다가 스토리까지 힘을 잃다보니 영화를 끌고 나가는 힘이 약해질 수 밖에. 시나리오의 허술함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조금 생각해 보면......

초반부의 강도씬과 그 처리방법이나 그런 것은 신선하다. 초반부와 중반부의 자동차 추격신은 꽤 박진감이 있지만 편집에서 조금 더 신경쓰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카메라의 이동방식도 그리 신선하진 않지만 비교적 양호한 수준. 너무 정신없이 흔들어 대기만 했던 태풍때보다는 더 좋아지긴 했지만 곽경택 감독은 약간 숨을 고를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최악의 수준은 면했지만 영화의 기본이 되는 스토리 /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줬다. '놈놈놈', '님은 먼곳에', '눈눈이이'까지 여름에 본 3편의 한국 영화는 기본기의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더 남기고 말았구나. 8월 6일 개봉할 '다크 나이트'와 '월E'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 봐야 겠구나.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