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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8 상업영화의 즐거움 : Twilight / 과속스캔들 2
Telling you.../About Movies2008. 12. 18. 11:25

휴가였던 지난 월요일, 화요일 이틀에 걸쳐 관람한 두 편의 영화. 
 


Twilight 이야 워낙 유명한(미국에서) 원작 소설이 있고, 8월부터 극장 예고편을 줄기차게 틀어온 터라 내용이야 다 알고 있었다. 궁금했던 것은 그 표현 방식에 대한 것이었는데, 크게 벗어나지 않은 평이한 연출이었다고 본다. 원작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캘런일가와 다른 흡혈귀들의 등장에 좀 과도한 효과를 사용한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그 외의 부분에서 그리 무리한 연출이나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장면도 없었고, 속편을 암시하는 장면들도 충분했지만, 여주인공의 감정 흐름에 대한 묘사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정도다. 하이틴 소설에 판타지라기 보단 호러 캐릭터를 접목시킨 흥미로운 변종같은 느낌이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할 배우는 여주인공인 Kristein Stewart 인데, 입술을 살짝 깨문 그녀의 표정은 감정을 읽기 힘든 미묘한 표정이다. 그녀는 이미 패닉룸에서 조디 포스터의 딸로 등장한 적이 있었고, 점퍼에서도 마지막 부분에 잠시 등장하기도 한다. 주목받은 아역들이 커가면서 망가지는 것(크리스마스의 히어로 케빈, 터미네이터 2의 존 코너, 커사면서 변하고 있는 다컸다 패닉) 보단 이런 배우들의 앞날이 더 기대되는 것도 사실. 아래 IMDB 링크 참조.
http://www.imdb.com/name/nm0829576/



과속스캔들은 제목이랑 티져 포스터만 보고 좀 별로인 영화가 금방 내려오겠거니 싶었는데, 의외로 입소문이 좋아서 호기심으로 관람하게 되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차태현은 본인 캐릭터와 딱 맞는 연기를 보여주었고, 박보영의 약간은 시니컬해 보이면서도 감정을 폭발시키는 연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왕석현군의 연기는 너무 귀여웠다. 배우들은 오버와 정극 연기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이 영화는 일종의 상황극이다. 이런 상황에 던져진 각자의 캐릭터가 어떻게 충돌하고 어우러지느냐에 그 재미가 있는데, 캐릭터들의 자연스러움에 더해 잘 짜여진 시나리오가 그 재미를 더한다. 예를 들면, 처음에 기자가 김준영의 스캔들을 터뜨리고, '나 쳐맞는거 아냐'라는 대사를 하는데, 나중에 그게 사실로 나오고, 그 기자가 웨딩촬영을 하기 전에 이미 다음달에 결혼한다는 대사를 날림으로 해서 후반부 사진을 발견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단순하게 에피소드로 처리하고 말았을 법한 고스톱 씬도 다시 활용하는 등, 웃음의 포인트를 재치있게 잘 잡아낸 것이 성공적인 작품이었다.

엔딩 부분도 좋았던 것이 황정남이가 연말경연에서 우승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미녀는 괴로워 꼴이 났을 것이다. 미녀는 괴로워의 마지막 장면의 신파스러움 말이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딸을 위해 준비한 무대를 포기하는 남현수의 모습이나 오열하는 장면에서도 감정의 과잉을 강요하지 않고 신파로 흘러가지 않고 다시 웃음을 주는등, 잘 짜여진 시나리오로 끝까지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평론가 이동진씨는 블로그에서 너무 잘 생산된, 공장에서 찍어낸 영화같아 유감이라고 표현하셨던데, 난 그래도 이 영화가 재미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제대로 된 상업영화가 없었다는 말과 같은 말 아닌가? 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로 돈을 벌고, 그 돈을 가지고 다른 예술 영화나 하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건 상관없는데, 나는 수준높은 영화를 만드는데 왜 관객들이 안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참을 수 없다. 영화는 예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이런 영화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재미를 느끼지 않으면 난 극장에 안 갈거니까. 어떤 재미든지 말이다.

예술만을 고집하는 감독들은 <터질꺼야> 와 같은 영화를 좀 봤으면 좋겠다. (아래 링크 참조)
http://www.cine21.com/Movies/Mov_Movie/movie_detail.php?id=21170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