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 의 새 앨범이 인터넷으로 공개되었다.
이미 언론에서 기사화되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은 10곡을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는 방식이다. 여기서 그 다운로드 받는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구매자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노래들을 장바구니에 넣고 나면 파운드로 금액을 결정해서 결제를 하고 나면 그 곡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DRM 도 걸려있지 않아 마음대로 복사도 가능하다. 도전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이 시도는 이 밴드의 바로 이전 앨범인 'Hail To The Thief' 가 복제를 막기 위해 컴퓨터에서 재생할 경우 MP3 추출이 안되게 막아두었던 것에 비교할 때 더 도드라진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음악들이 이번 앨범의 전체곡이 아니라는 사실. 12월경에 발매되는 Disc Box 에는 기존의 10곡외에 음악들이 더 추가되어 오프라인 앨범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뭐 상술로도 볼수 있는 것이겠으나 구매자들에게 본인들의 음악에 대한 가치를 측정할 재량권을 준 것은 좋다고 본다.
문화상품이라는 것은 그 만족도의 측정이 매우 어렵다. 뭐 다른 공산품들이나 제품들도 안 그런 것이 어디있겠느냐마는 문화상품은 그 만족도의 제대로 된 측정이 거의 불가하다. 개인의 성장배경, 감상환경, 그날의 감상자의 심리상태등, 모든 요소들이 함쳐져서 감상이 나오는 관계로 절대로 같을수가 없는 것이 문화상품의 가치다. 그런데, 음반이라든가 책이라든가 공연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면 제작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있기 때문에 이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마지노선이라는 게 없을수가 없는게지. 그러다 보니 이 사람에겐 이 음반이 100이라는 가치가 있지만 본인에겐 싸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만원만 내면 되고, 이 사람에겐 이 음반이 막상 들어보니 1의 가치도 안 되는데, 만원이나 이미 지불해 버린거고. 그런면에서 보면 Radiohead 의 이번 시도는 신선하다. 가끔 우리나라 가수들이 음반 안 팔린다고 하며 예능프로 나와서 몸개그 날리면서 열심히 만들었으니 도와달라고 하는 것보단 훨씬 더 와 닿는다. 물론 Radiohead 가 그만큼 실력있고 세계적인 밴드이긴 하지만서도. 쩝.
과연 당신에게 Radiohead 는 얼마의 가치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