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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3 다른 세계에 대한 하루키식 탐구 : 1Q84
Telling you.../About Books2009. 10. 23. 00:17
'무라카미 하루키'하면 그냥 이름에서부터 위압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너무 유명한 작가인데다 그의 작품들도 잘 알려져있고, 그에 대한 평가도 좋고, 팬들도 엄청 많다. 그러다 보니 그의 작품은 나온다하면, 우선 화제가 되고 나오고 나면 순식간에 베스트 셀러가 된다. 물론 나도 그의 책을 거의 다 읽었고, 그의 건조한 유머도 좋아한다.

< 1Q84 >

그의 신작인 1Q84 도 출간되는 즉시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의 하루키의 책 처럼 흡인력은 대단하다. 책을 잡고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금방 끝을 내 버렸다.



* 스포 있음 *

이 책을 조금 살펴보자. 제목인 1Q84 는 1984 의 다른 표현으로 책의 주인공인 아오마메가 사용한 표현이다. 현실 세계와는 다른, 두 개의 달이 떠오르는 세상을 칭하는 말이다. 이 책은 아오마메와 덴고라는 남녀 주인공이 1984년의 일본 도쿄에서 거주하지만 만나지 못하고 각자의 얘기를 번갈아 가며 한장씩 풀어나가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지금까지의 하루키 소설의 방식을 따르는듯 하면서 약간은 다르다. 표현법과 묘사는 언제나처럼 쿨하기도 하면서, 가볍기도 하면서, 감성을 터치하는 하루키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이 책은 결국은 사랑 얘기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어릴때 단 한번에 사랑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그 이후에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계속 살아오던 이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며 서로 다른 길을 통해 1Q84 의 세계로 들어온다. 후카에리라는 소녀를 만나며 덴고가 접근하게 되는 집단, 아오마메는 이 집단의 리더를 죽이려 한다. (여기서 이 집단은 일본에서 예전에 지하철에서 사린 가스를 풀어놨던 옴 진리교의 사건을 연상시킬 정도의 종교집단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집단의 리더와 후카에리라는 서로 다른 길로 둘은 결국 다시 10살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잊지 않았던 두 연인의 사랑이 1Q84 의 세계에서 어떻게 될지가 이 얘기의 결말이 된다.

사실 이 책의 시작부분에서는 전혀 이런 내용인지 전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아오마메를 처음 등장시키는 첫 장면부터 하루키는 음악으로 복선을 깔아놓기는 하지만 과연 이런식의 흐름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느낌은 가지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첫번째 책의 중반까지는 진행이 조금 느린 감도 있다. 본격적으로 사건이 흘러가기 시작하는 첫번째 책의 중반부터의 집중력은 대단하다. 정말 이 책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하다는 생각에 책장을 자연스럽게 넘기게 만든다. 그러다 너무 급하게 마무리 되는 감도 없지 않지만.

책을 다 읽으며 느낀점을 몇가지 풀어보자면, 확실한 캐릭터 구축에 비해 얘기의 마무리는 하루키식의 열린 결말이라 좀 아쉬움이 남는다. 왜 하루키가 1984년을 배경으로 했는지에 대한 이해도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음악과 문학 작품의 적절한 인용과 배치는 역시 하루키다 라는 느낌을 가지게 하기 충분하다.

간만에 읽은 하루키 책이라 기대를 한게 사실인데, 기대보다는 약간 못 미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간만에 푹 빠져본 재미있는 책이었다. 괜시리 오늘은 달이 몇개인지 확인해 보고싶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