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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2 10대들이 원하는 건 뭘까? : Spring Awakening
내가 10대였던 시절은 벌써 14년전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집안 문제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때 그 시절의 내가 아파했던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배경이 되었음은 말을 안해도 분명한 거고. 사람은 항상 뭔가 고민하고 뭔가에 대해 힘들어한다. 근데 10대때의 그것이 유독 더 크게 느껴지고 중요하게 생각되는 이유는 10대때의 그것이 그 나머지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리라.

< Spring Awakening >



새해 첫날 저녁 , 두산 아트 센터에서 열린 공연을 보게 되었다. 이제 며칠 후면 끝나게 되는 공연의 끝물이기는 했지만 연강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6개월이상 장기 공연되었고,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공연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기에 약간 기대감을 품고 무대를 기다렸다.

이 뮤지컬은 19세기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 19세기 독일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주인공인 이 뮤지컬은 성에 대해 금기시해오던 보수적 독일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눈뜨고,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어른들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부딪히며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청소년들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이 공연의 특징을 본다면,
첫번째로 조금 충격적이기까지 한 소재와 주제의식이다. 청소년의 성에 대한 얘기라면 조금은 가볍게 다룰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할 터인데, 이 뮤지컬은 애둘러서 말하기보다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소재도 그렇고,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도 그렇다. 여배우의 노출신이 처음부터 제일 문제가 되었던 것이긴 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주인공 친구의 자살과 감옥에서의 장면등을 표현하는 양식을 보면 그리 만만하지 않다.

두번째로 열린 무대 구성이다. 배우들의 등퇴장은 가능하면 무대안에서 모두 이루어지며, 무대위에 배치된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다 차례가 되면 무대로 등장하는데, 그 전체적인 구성과 연출이 많이 자유스럽다. 전통적인 무대의 구획 구분법을 쓰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무대를 활용한다.

세번째로는 무대 바닥에 깔린 마루를 이용한 사운드의 적극적 이용과 무대위에서 연주되는 라이브 음악으로 인한 현장감의 증폭이다.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배우들의 구두를 이용한 역동적 사운드로 현장감을 더하고,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 역시 재 역할을 충실히 한다.

전반적으로는 역동적이기도 하고 약간은 무겁기도 한 괜찮은 작품이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대사와 노래가 잘 안들리는게 가장 큰 문제다.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 가사와 대사들이 잘 전달되지 않으니 극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첫번째 수업장면에서부터 송영창씨의 대사는 목상태의 문제인지 뭔지 공연 내내 참아주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 외의 배우들도 노래와 대사 전달에서 그리 잘 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극의 상황 파악을 하는데 너무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다 보니 더 피곤해지는 거지. 이게 이 뮤지컬의 단점의 전부다. 근게 이게 너무 크다. 그래서 딴 얘기는 할수가 없다.

이 뮤지컬은 더 다듬으면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작품이다. 극의 주제의식이나 노래들이나 다 괜찮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인 배우들의 대사와 가사 전달 능력을 개선하여 뮤지컬의 내용 전달에 좀 더 충실했으면 더 좋아졌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뮤지컬이 지닌 주제의식만큼은 확실하다. 10대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그 고민들이 어떻게 그들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10대들이겠지만 그들이 지니고 있을 고민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나의 10대는 어땠었는지,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충분히 던져준 작품이다.



Posted by 파라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