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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7 정치와 종교 : 특히 기독교
낙서장2008. 8. 7. 11:06

< 예전에 한번 쓰려다가 말고 지웠는데, 8월 5일 저녁 구국 기도회를 보고 나서 다시 열이 받아 쓴다. >

정치와 종교는 목적상으로 볼때 하나라고 본다. 정치가 법과 강제력으로 사람들을 통제하려 한다면, 종교는 법의 이후의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조정함으로 통치를 쉽게 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런 현상은 고대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것인데, 고대 사제들과 통치자들이 한편에 서서 국민들을 조정해 오던 것에서 알 수 있고, 종교 지도자들과 왕의 대립이 전쟁과 나라의 불안으로 이어지기도 했던 중세 유럽을 볼 때, 확실히 알 수 있다. 정치와 종교는 뗄수 없는 관계임이 확실하지만, 이것은 전제군주제에서 많이 쓰이던 방식이다. 현재와 같은 민주주의 체제를 취하고 있는 나라들과 중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정치권력과 권력화된 종교를 엄격히 분리하는 원칙을 취하고 있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이런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칙이 아무 의미 없는 상황이다. 우선 현 대통령이 뽑히기 전부터 이미 그는 서울 봉헌 발언을 통해 여러 종교 단체의 비난을 받은 바 있고, 당선이전부터 종교 편향성에 대한 지적을 당해오고 있었다. 이 우려는 그가 당선되자마자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지금 불교계 지도자들은 사찰을 폐쇄하는, 20년전 민주화 투쟁때나 하던 조치를 고려하고 있고, 정의구현 사제단은 시청 광장에서 시국 미사를 집전하기에 이르렀다. 기독교가 그럼 가만 있을쏘냐. 8월 5일 부시 방한에 맞추어 시청 광장에서 대규모 구국 기도회를 가졌다. 해병대 전우회, 전역 장성 모임 이런 단체들과 함께. =_= 게다가 여의도에서 제일 큰교회의 조 목사는 8월 6일 부시와 그 딱까리가 기자 회견을 하는 자리에 같이 나가 있기까지 한다. (그 교회 주보에 실리지 않을까 모르겠다.) 구국 기도회를 하는데 왜 부시 환영한다는 대형 애드벌룬이 떠 있는 거냐? 이런 상황을 본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종교 권력이 어디인지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가 가지는 위치는 독보적이다.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불교를 누르고 권력의 옆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의 역사와 함께한다. 해방이후 미국의 신탁 통치에 의해 한국의 운명이 미국의 손으로 넘어가면서 이승만이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친미국통이던 그와 함께 미국산 기독교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퍼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퍼져나간 기독교는 한국전쟁을 겪고 미국이 우리의 우방으로 인식되면서 더욱 더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 사이에 김영삼 장로는 대한민국에 IMF 를 불러왔고, 지금 아저씨는 제2의 IMF 사태를 불러올까 말까 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지금 아저씨는 보수 기독교 단체 목사들과 짝짝꿍이 맞아 더 힘을 받고 있다.

도대체 왜 한국의 기독교는 개독교라 욕을 먹으며 이런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첫번째 원인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보수 목사들이다. 목사라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건만 이들은 본인의 직업을 이용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척하면서 거기에 본인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지금 정권에 딸랑거리는 말만을 전하고 있다. 이들 보수 목사들은 본인의 큰 교회와 그 교회를 세습하려는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쉼없이 딸랑거린다. 이들에겐 그들이 그토록 믿으라고 외치는 천국이 없고, 지금의 현세를 자신의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이 보수 목사들이 먼저 사라져야 기독교가 제대로 된 종교로 가기 위한 전제조건이 갖춰진다고 하겠다.

두번째는 다른 종교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없다는 것과 포교 방식에 있다. 기독교의 교리가 그렇다고는 하지만, 세상에 다른 종교가 없다는 논리로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다른 종교와의 화합 자체를 꺼리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보단 포교의 대상으로 보다보니 당연히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기독교 원리의 기본이긴 하지만 이 교리 자체가 잘못된 해석이라는 비판도 현재 일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는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대한 수용자체도 없는 상황이다.

위의 두 가지 원인에 중독되어 있는 교인들과 교역자들이몰려 있는 대형 교회들은 교회내에서부터 외부로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키곤 한다. 교회부지를 위해 땅장사를 하고 교회내에서의 권력 투쟁이 불거지기도 하며, 교회 세습으로 부의 세습을 함께 노리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 있는 또 하나의 약점이라면 교회를 다닌다면 다른 것을 다 제외하고서 일단 믿음을 준다는 것이다. 지금 이 청와대에 들어앉아 있는 아저씨를 놓고 오염된 교인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은 "그래도 장로인데...." 라는 거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과 공통점을 찾으면 호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것은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거다. 교회를 다닌다는 것이 그 사람의 됨됨이가 검증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는 누구나 다닐수 있다. 교회에서의 직분같은 것이 그 사람의 인품과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아닐진데, 오염된 교인들은 그것을 착각한다. 객관적 사실에 의해 판단해야 할 사안을 종교라는 감정적 시선을 가지고 판단을 하다보니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고 만다. 이런 잘못된 믿음을 조장하는 이는 대형 보수 교회들의 교역자들인데, 이는 조중동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여론을 조성하는 그것과 다름없는 만행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고 있지만 종교인이기에 비판도 받지 않고 법도 피해가는 초법적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 교인들이 목사들의 말이라면 비판없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이용한 악의적 여론 조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없다. 이미 오염된 기독교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쉽게 변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조금 깨어있는 젊은 교인들이 있다면 무조건 목사의 말이라고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본인의 믿음을 기준으로 해서 자신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비판적으로 생각해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아닌 것은 거부할 수 있는 건전한 사고가 필요한 것. 그러자면 본인의 믿음이 확실해야 할 것이므로 본인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이며 현실과 종교의 괴리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균형감각도 필요한 것이다.

종교라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믿는 것인데, 이를 악용하고 있는 일부 보수 목사들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 기독교가 욕을 먹고 있긴 하지만 건전한 목사들은 건물 없는 교회, 다른 종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교회도 많다. 일부 보수 목사들은 절대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키려고 해 왔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아직까지 그를 따르는 맹목적인 교인들을 이용해서 그들의 성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교인 개개인들이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 결국 종교라는 것도 사람이 믿는 것이기에 개개인의 노력이 없으면 전체를 바꿀수 없는 것. 조금은 개혁적인 목사들과 믿음을 지키기 위한 개개인들이 모인다면 개독교라 불리는 지금의 종교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비난을 위한 비난이 아닌 건전한 비판이 기독교 내에서도 일어난다면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아주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Posted by 파라미르